| ▲ 세종로 세종대왕뒤에 광화문이 복원을 앞두고 한자 현판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 ⓒ 박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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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광화문의 새 현판은 기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한글 현판 대신, 19세기 말 경복궁 중건 당시 무관 임태영이 썼던 해서체 현판 글씨를 디지털 복원해 사용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7월 31일 현판을 달기로 예정하고 천으로 가린 다음, 8월 15일 완공과 함께 현판 제막식을 갖는다고 한다. | ▲ 단청 넣기 전 문화재청이 달려고 하는 광화문 현판 이미지 예상도 1865년 고종때 경복궁 중건 당시 중건책임자 겸 훈련대장 임태영 글씨 현판을 유리판 사진을 근거로 디지털 복원한 현판체 | ⓒ 박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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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앞서 2월 10일. 한글단체들은 문화재 청장에게 서울 광화문의 새 현판 글자는 한글로 제작해야 한다고 건의문을 냈고, 지난 7월 22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청원서를 내기도 했다. 그리고 26일 김종택 한글학회장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세종로는 이름 그대로 세종대왕의 길이므로, 광화문의 새 현판도 한자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훈민정음체로 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 ▲ 단청전 훈민정음체 광화문 현판 예상도 한글단체를 비롯 네티즌 사이에 인지도가 높은 새 광화문 현판체안으로 훈민정음체를 기본으로 원본에서 집자하거나 민중성과 예술성을 담은 서예가의 글씨로 하자는 안 | ⓒ 박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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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원기 문화재청 궁능문화재과장은 "현판은 경복궁 중건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문화재위원회의 심의 결과도 이와 같다"고 밝혔다. 문화재 복원이란 확실한 물증과 엄격한 고증을 거쳐야 한다. 특히 외관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장인의 영혼까지 계승할 가치가 있는 것은 복원해야 한다. 그러나 현판 문제는 달리 생각해야 옳다. 광화문 현판은 고증에 따르면 한자다. 그러나 고증에 따라 복원한다 하여 한자 현판을 고집하는 것은 부끄러운 짓을 자랑스럽게 복원하겠다는 아집에 불과하다. 복원은 그런 것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백 번 양보해서 복원을 했다 하더라도 그게 원작과는 다른 짝퉁이며 이미테이션에 불과하다. 만약, 1865년 고종때 경복궁 중건 당시 중건책임자 겸 훈련대장 임태영의 글씨가 한자가 아니라 영어였다면, 복원이랍시고 영어로 달아야 한다는 말인데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요 넋빠진 노릇이다. 하나 더, 예컨대 화가 박수근의 빨래터가 화재로 소실되었다고 하자. 이 그림을 복원한답시고 똑같이 그려댄다고 하여 빨래터가 복원되었다고 말할 수 있나. 말 장난에 불과하다. 복원에는 창조성과 시대성이 반영될 때 살아 있는 복원이 되는 것이다. 8·15 광복에 맞추어 걸 까닭도 없다. 10월 9일도 있다. 지금 우리가 한글로 쓸 때 바로 시대정신이 되는 것이고 후세에는 지금이 고증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한자냐 한글이냐인데, 이미 40년 전 박정희 대통령체로 한글로 쓴 광화문 현판은 당시 한글로 바꾼다는 의미에서 혁신적이었다. 복원은 창조적인 시대정신을 반영할 의무가 있다. 그게 아니라면 복원은 한갓 박제화되고 고리타분한 골동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제와서 한자 현판이라니. | ▲ 기존 박정희 친필 한글 광화문 현판체 복원전 경복궁 현판에 걸렸던 박정희 현판체다. 친일행적과 독재정치적 이유로 지난 참여 정부 때 개혁을 정조체로 바꾸는 안이 제기되었지만, 40년전 한글로 현판을 바꾸었다는 점에서 혁신성을 인정 받았다. | ⓒ 박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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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이 경복궁에서 훈민정음을 만들고 공포를 했다는 역사적 사실만으로도 광화문 현판은 한글이어야 맞다. 더구나 세계적으로 과학성을 인정받고 수출까지 하는 한글이 아닌가. 대한민국 중심이기도 한 광화문에 문패를 한글로 함은 상식이요 두말 하면 잔소리다. 지금이라도 자라나는 어린이를 위해서, 외국인을 위해서, 마음을 열고, 자랑스러운 한글로 바꿔 달기를 기대한다. 한글 문화원 원장 송현씨는 기자와의 메일 인터뷰를 통해 한자 현판에 대한 걱정을 보내왔다. 구구절절 신랄하다. (걱정 1) 복원한 광화문에 "光化門"이라고 한자현판을 다는 것이 좋을까? 그 동안 40년 동안 달려 있던 대로 "광화문"이라고 한글 현판을 다는 것이 좋을까? (걱정 2) 외국 사람들이 光化門 한자 현판을 보면 중국에 온 느낌이 들까? 한국에 온 느낌이 들까? 그리고 한자 현판을 보면 중국 건물을 보는 느낌이 들까? 아니면 한국 건물을 보는 느낌이 들까? (걱정 3) 외국 사람들이 光化門 한자 현판을 보고 "당신네 나라에는 고유 글자가 없습니까?" 하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걱정 4) 대한민국에는 한글이란 과학적인 글자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왜 한글 현판을 달지 않고 한자 현판을 달았느냐고 물으면 대답해야 할까? (걱정 5) "광화문"이란 한글 현판을 달아서 우리의 자존심과 민족적 긍지를 마음껏 자랑하는 것이 좋을까? 光化門이란 한자현판을 달아서 과거에 중국에 조공 바치면서 살던 치욕적인 흔적을 온 세상 사람들과 우리 자녀들에게 계속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보여주는 것이 좋을까? (걱정 6) 이미 40년 전에 "광화문"이란 한글 현판을 단 것은 그때 우리나라의 자존심과 긍지를 세상에 공표하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 뒤 광화문은 한글 현판을 달고 40년을 지내왔다. 그런데 40년이 지난 이제 와서 난데없이 역사를 후퇴키는 것은 몇 명의 전문위원들의 사대근성 때문일까? 아니면 이념적인 문제가 있는 것일까? (걱정 7) 광화문 복원이 어차피 원형 복원이 아니다. 그럴 바에는 세종대왕의 위대한 한글 창제의 정신과 국민의 소망을 담아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 현판을 다는 것은 단순한 골동품이나 문화재 복원 차원을 넘어 새로운 문화 창조요 새로운 역사 창조가 아닐까? (걱정 8)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등 뒤에서 한문자 현판을 단다는 것은 세종대왕을 능멸하는 짓일까? 세종대왕을 높이 받드는 짓일까? (걱정 9) 光化門이란 원형 현판이 없어서 구차하게 희미한 옛날 사진을 보고 짜깁기 하여 현판을 만드는 데 무려 2억여원을 들인 것이 예산 낭비일까? 예산 절약일까? (걱정 10) 다른 부분은 다 복원원칙대로 하더라도 현판만은 한자 현판을 달지 말고 한글 현판을 다는 것이 지혜롭고 현명할까? 복원원칙에 사로잡혀 굳이 한자 현판을 달아서 주권 국가의 망신과 세종대왕을 능멸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걱정 11) 청와대 사람들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진언하여 이제라도 현판만은 한글 현판을 달라고 지시하게 하는것이 좋을까? 아니면 한자현판을 달게 내버려두어 앞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안 먹어도 될 욕을 바가지로 먹고 나아가 매년 한글날만 되면 또 욕을 바가지로 먹게 하는 것이 좋을까? (걱정 12) 한자 현판을 달 경우 한글 관련 단체와 애국청년들이 광화문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한자 현판을 떼려고 시도하면 어떤 벌을 내려야 할까? 아니면 애국 행위라고 표창을 해야 할까? (걱정 13) 여론 기관에 부탁하여 한자현판을 다는 것을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라고 여론 조사를 하면 한자현판 찬성이 많을까? 한글현판 찬성이 많을까? 문화재청장님께 드리는 건의문 | 새로 짓는 광화문에 한글 현판을 달아 주십시오 안녕하십니까? 우리는 이 나라의 으뜸 자랑이자 국가 상징인 '한글'을 빛내고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는 한글 사랑 단체들입니다. 우리들이 알기로는 올 10월 중에 광화문 복원 사업이 완료되어, 광화문이 서울 한복판 세종광장 들머리에서 한국의 상징 건축물로 자리 잡고 국민의 사랑을 다시 받게 되리라 여깁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새 광화문에 걸릴 현판이 한자현판만이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광화문의 본궁인 경복궁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그 곳은 조선왕조의 대표 궁궐인 동시에 아울러 세계 으뜸 글자인 한글(훈민정음)이 창제 반포된 곳입니다. 그래서 지난해 한글날에는 광화문광장에 세종대왕 동상이 들어섰고, 주변에는 세종의 위업을 널리 알리기 위한 여러 조형물과 자료들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로써 우리 국민은 위대한 조상 세종과 나라의 첫째 보물 한글이 있음을 알리게 되었지만 아직도 자랑하기에 충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현 정부(문화체육관광부)는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부지 안에 한글박물관을 2012년 말까지 건립하여, 한겨레의 자랑인 한글의 역사와 미래를 국내외에 널리 소개하기 위한 국책 사업을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광화문 복원 사업을 주관하는 문화재청이 조선시대 왕조 역사만을 중시하여 이 시대에 새로 건립하는 광화문에다가 한자 현판만을 달게 되면 광화문이 갖는 대한민국 서울의 상징성과 위상을 드높이는데 커다란 걸림돌이 되리라는 것이 우리들의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광화문은 조선왕조 건축물인 경복궁의 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오늘날에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 새로 지은 건축물로서 21세기 대한민국의 상징물이 될 것인데, 이 시대정신을 거스르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뜻으로 1968년 광화문 복원 때도 한글 현판을 광화문에 달았던 것이고, 그 한글현판 자체도 우리 글자인 한글을 살려 쓰려고 애쓴 중대한 현대 역사유물이며 한글시대를 상징하는 문화재이니 보존해야 마땅합니다. 이 광화문의 상징성은 우리나라 사람들한테도 그렇지만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들한테는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의 상징이 자금성의 정문인 천안문이고, 일본의 상징이 궁성으로 들어가는 이중교이듯이, 앞으로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상징은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이 될 것입니다. 새 광화문 준공식 때나 다른 행사 때에 그 앞에서 외국 방송기자들은 기사를 송고하는 촬영도 할 터인데, 그때 한자 현판을 단 광화문이 배경이 된다면, 아마도 그 방송을 보는 외국인들은 한국에는 자신의 글자가 없어 아직도 중국 한자를 빌려서 쓰는 줄로 오해할 수도 있을 겁니다. 더욱이 바로 그 앞 광장에는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 동상을 세워놓고 선전하면서, 그 앞의 큰 볼거리가 한자 현판을 단 광화문이 된대서야 쓰겠습니까! 그러나 경복궁 내 조선시대 건물들이 모두 한자 현판을 달고 있는데, 광화문만 한글 현판을 달면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이들이 있을 것이니 그 대안으로 광화문 앞뒤에 붙이는 현판을 각기 다르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근정전을 바라보는 궁 안쪽 현판(조선시대)은 한자 현판을 달되, 세종 동상이 있는 광화문 광장 쪽 현판(대한민국시대)만은 한글 현판을 달아서 한자를 쓰던 옛 것과 한글을 쓰는 새 것이 공존하는 것입니다. 중국 자금성의 현판에는 한자와 몽골글자가 함께 쓰여 있어서 그 시대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글날이 있는 2010년 10월에 한글 현판을 달고 광화문 준공식을 하면 세종대왕 동상과 함께 어울려 온 세계에 한글과 세종대왕을 알리고 자랑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옛 문화재를 지키고 복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 문화재를 건립하고 창조하는 일은 더더욱 중요합니다. 더욱이 한글을 지키고 빛내는 일은 우리 겨레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드높이는 일이며 세계 문화발전에도 크게 이바지 하는 일입니다. 청장님과 문화재위원님들께서 역사에 남을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길 바라며, 청장님과 관계 직원 여러분의 건승을 빕니다. 2010년 2월 10일 국어단체연합회 회장 최기호 / 국어문화운동본부 회장 남영신 / 국어순화추진회 회장 주영하 /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 박종국 /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김경희 / 외솔회 회장 성낙수 / 우리말연구소 소장 김수업 / 우리말바로쓰기 회장 김정섭 /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 전국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 회장 이봉원 / 전국국어교사모임 이사장 정경우 / 짚신문학회 회장 오동춘 /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 한국마주이야기교육연구소 소장 박문희 / 한국어린이문학연구회 회장 박상규 / 한국어정보학회 회장 진용옥 / 한글학회 회장 김승곤 / 한글문화연구회 이사장 박용수 / 한류전략연구소 소장 신승일 /한글재단 이사장 이상보 / 한글철학연구소 소장 김영환 / 한글문화연대 대표 고경희 /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이대로 / 한글이름펴기모임 대표 밝한샘 / 한국땅이름학회 회장 배우리 / 한글문화원 원장 송현 / 한글사랑운동본부 회장 차재경 / 한말글이름을사랑하는사람들 이끔빛 이얄라 / 훈민정음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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