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심산상’ 받은 민주투사 통일꾼 백기완

한글빛 2020. 11. 19. 13:12
‘심산상’ 받은 민주투사 통일꾼 백기완
[현장] “나는 통일꾼이요!”라고 외친 자주문화운동가, 22회 심산김창숙상 받아
 

리대로

11월 6일 성균관대 국제관에서 노동운동가요 자주문화운동가인 백기완 선생이 심산김창숙연구회가 주는 22회 ‘심산상’을 받았다. 심산(마음뫼) 선생은 일본 강점기엔 독립운동을 하고 광복 뒤엔 독재투쟁을 했으며 성균관대학을 세우고 초대 총장을 지낸 투사요 선비다. 백기완 선생은 남북통일운동을 하고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을 한 이름난 민주투사요 자주문화독립운동가다. 두 분은 나라와 겨레를 사랑하고 독립 투쟁을 했다는 점에서 닮았다. 심산상은 “이 시대의 불의에 대한 저항과 민족의 창조역량을 드높이는 학술과 실천 활동을 북돋으려고 만든 상”인데 이번에 백기완 선생이 받았다. 그러나 몸이 아파서 시상식에 나오지 못하고 맏딸인 성공회대 백원담 교수가 대신 받았다.

 

백기완 선생은 1933년에 황해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광복 뒤에 아버지를 따라서 서울로 오면서 가족이 남북에서 나뉘어 살게 되었다. 살림이 어려워서 중학교에 못가니 스스로 책을 보며 공부를 했고 영어 사전을 통째로 외우기도 했다. 6.25 전쟁 뒤에 도시빈민운동, 농민운동을 하면서 나무심기운동도 하다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반대투쟁에 나선다. 그리고 구속되기를 거듭하면서도 통일문제연구소를 차리고 통일운동을 하고 민주주의와 서민복지를 위해 거리투쟁에 나섰다. 또한 그런 가운데 일본 한자말이나 외국말을 쓰지 않고 우리 토박이말로 시를 쓰고 ‘버선발 이야기“들 글묶(책)을 낸다. 이 일은 자주문화독립운동이었다. 그래서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에서 2002년에 “우리말 으뜸 지킴이”로 뽑기도 했다.

 

 

 

백기완 선생은 우리가 본받고 따라야 할 남다른 점이 있다. 첫째 옳지 못한 것을 보면 스스로를 생각하지 않고 그에 맞서서 싸운다. 반독재 민주투사로 나선 것도 서민 복지를 위해 거리투쟁에 앞선 것도 그런 실천이었다. 둘째 민족 자주통일 운동에 앞장 선 것이다. 이 일은 저 스스로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백범사상연구소, 통일문제연구소를 차리고 활동한 것이 그 일이다. 셋째, 초등학교만 나왔지만 스스로 공부해서 일류대학을 나온 교수보다 더 바르게 살고 겨레와 남을 위해 살았다. 일류대 교수들이 일본 앞잡이가 되어 반민족행위를 서슴지 않는데 백 선생은 그들을 꾸짖었다. 넷째, 우리 겨레 얼과 말글을 지키고 살리고 빛내려고 애쓰고 우리 터박이말로 글을 쓰고 우리말 살리기에 힘 쓴 자주문화독립운동가다.

 

세상의 어두운 곳과 어려운 사람을 위한 일에 스스로를 생각하지 않고 앞장서는 사람, 초등학교만 나왔지만 대통령에도 나오고 민주투쟁과 노동운동을 하면서 여러 곳에서 상을 준다고 했으나 거절하고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에서 “우리말 으뜸 지킴이”로 뽑아 발표하니 매우 기뻐한 맑은 참사람이었다. 사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에서는 상장이나 상품도 주지 않고 세상에 알리는 것이기에 어떤 이는 고맙고 기쁘게 생각하지 않는 이도 있었으나 백기완 선생은 매우 기쁘게 받아들였다. 그런데 이번에 독립운동과 독재투쟁을 한 심산 김창숙 선생을 연구하는 모임에서 주는 심산상도 기쁘고 고맙게 받았다. 민족 독립과 민족자주문화운동을 하는 분다운 모습으로서 많은 사람이 배우고 본받을 일이다. 빨리 몸이 쾌차하시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