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노 대통령은 말을 조심해서 해야

한글빛 2006. 3. 25. 21:43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노대통령의 신파극
[논단] 정치는 구호가 아닌 이상 대통령은 말을 아끼고 조심해야
 
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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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신자유주의 정권? 경제는 스포츠가 아니다
오늘 아침 신문에 크게 보도된 '외환은행 주식을 팔아서 4조5천억 원을 벌 것으로 내다보이는 론스타란 외국 회사가 지난해 세무조사에서 추징한 1400여 억 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내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이야기와,  노무현 대통령이 ' 참여정부는 좌파 신자유주의 정부다. 재건축 초과 이익을 모두 환수하겠다.' 고 말한 기사가 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이 두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큰 문제를 일으키는 근원이고 우리 사회의 현상을 잘 보여주는 일로 보였다.

내가 보는 신문의 1쪽 머릿기사에 ' 론스타, '세금 낼 생각 없다.' 쇼트 부회장, 국제조세법 발효 전 한국 뜰 듯'이란 제목의 보도문과 그 아래에  '힘겨운 수입쌀 저지'라는 농민들 시위 사진이 내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어쩌다 외국 놈들은 이 땅에서 떼돈을 벌고도 세금을 안 내도 되고, 우리 국민은 못살겠다고 아우성치게 되었나? 정치를 똑바로 하지 않아서 그렇지!' 하는 소리가 내 입 속에서 맴돌았다.

문민정부로부터 시작해, 국민의 정부를 거쳐서 지금 참여정부까지 세계화와 외자유치라는 명목을 내세우며  강대국과 외국자본은 우대하고 대다수 국민을 무시한 정치에서 빚어진 결과로 보였다. 

15해 앞에 문민정부는 '국제화 세계화 시대다. 영어만 잘하면 잘 산다.'며 이 나라를 외국 투기자본의 놀이터로 만들고 우리말을 어지럽히고 국민의 얼까지 빼버렸다.

그리고 마치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다 된 거처럼 떠벌리더니 나라살림을 망쳐서 국제통화기금의 경제식민지로 만들었다. 세계화가 대세라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대비책을 세우고 맞이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 때 국민은, 100해 앞에 대한제국이 망해갈 때 백성들이 모금운동을 하듯이 금가락지를 빼 모았다.

그리고 그 다음 국민의 정부는 'Buy KOREA! 영어를 공용어로!'라고 떠들면서 헐값으로 우리 기업들을 팔아버리고 기업 이름들을 영문으로 창씨개명 했다.

그리고 구조조정을 한다고 엄청난 세금을 퍼붓고 날려버리면서 우리 기업을 시장바닥에서 물건 떨이하듯 외국기업에 내 주었다. 그 결과 쓸만한 우리 기업들 거의가 외국인 손에 넘어가고 중산층이란 일반 국민은 몰락해 살기 힘들게 되고 대기업과 외국투기자본과 정치인들만 잘 살게 만들었다.

그 때 나 같은 보통 국민도 그 부작용과 후유증을 생각하고 김영삼 정권의 준비 없는 세계화와 김대중 정권의 엉터리 뒤처리를 지적했다. 집권자들이 역사에 나라망친 죄인으로 기록되지 않게 하려고 하이텔, 천리안 들 피시통신에 그 잘못을 지적하고 청와대에도 충언을 했는데 못들은 체 무시했다. 오히려 그 때 집권자를 광신하는 자들은 나를 온갖 욕설로 비난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뒤에 그 때 내가 걱정했던 일들이 그대로 일어나고 있다. 우리 기업을 헐값에 사들인 외국자본가들은 힘들이지 않고 떼돈을 벌었으나 우리 국민과 나라는 힘들게 되었다. 헐값으로 우리 기업을 산 외국인들은 떼돈을 벌 것이 뻔하고, 이익을 본 곳엔 세금을 메길 준비를 했어야 하는 데 안 했다.

외환위기가 일어나고 6년이 지난  2003년 노무현 정권 때에도 외환은행을 1조 3800억 원 헐값으로 론스타란 외국회사에 팔아 2년 6개월만에 4조5천억 원을 챙기게 만들었다. 정치인과 학자와 언론이 외자유치와 영어 상용화가 살길이라며 한 외국인 우대 짓거리의 결과다. 

그런데 이제서 정부는 세금을 받을 관련법과 규정을 만들겠다고 하니 론스타란 외국기업은 그 전에 세금을 한푼도 안 내고 도망치겠다고 한다. 국민은 어쩌다가 이런 기막히는 일이 있어났느냐고 한탄하는 데 어제 누리꾼들과 이야기를 한 노무현 대통령은 '참여정부는 좌파 신자유주의 정부다.'라며 '재건축으로 돈 번은 다 환수하겠다'라고 큰소리 쳤다.

'좌파'란 말과 '신자유주의'란 말도 어울리지 않고, 엄청난 떼돈을 번 외국투기자본엔 손도 못 대며 국내 서민 경제만 더 힘들게 만들 정책이 큰 업적으로 생각하는 대통령의 말에 많은 국민이 한숨을 쉬고 있다.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찬성하지만 지나친 강경 정책이 오히려 어려운 경제사정에 더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하는 국민이 많다. 지난 해 강남의 집 값을 잡겠다고 8·31 부동산 조치를 발표했지만 강남의 집 값은 안정시키지 못하고 강북이나 일반 건설 경기만 더 어렵게 만들었다.

이번 대통령의 강경 발언도 개인 감정과 고집에서 나온 오기로 보이고 좋은 효과를 얻기보다 일반 국민에게 피해를 줄 것으로 느끼는 국민이 많다. 많은 국민이 빈대 잡으려다가 집까지 태우는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실제로 오늘 내가 만난 한 강북의 중소 건설업자는 어제 대통령의 말에 절망감을 느꼈다며 한숨지었다. 고향이 호남이고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편이었던 그는 지난해 강북에 연립주택을 재건축 했다가 하나도 팔지 못하고 부도 위기란다.

자신이 부도나면 자기만 망하는 게 아니라 자기와 함께 일하는 수많은 서민이 힘든데 대통령의 말이 혹시나 경기가 살아날까 하는 꿈을 짓밟았고 했다. 어제 대통령의 말에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섭게 들렸다고 했다. 돈 많은 20% 사람들 잡으려 하지말고 외국투기자본에게 세금이나 물리고 80% 국민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나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참여정부란 온 국민이 나라 일에 관심을 가지고 협조하고 참여하는 정부. 그래서 많은 국민이 잘 살게 되는 정치'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동안 정치 결과는 일반 국민이 정치에 참여하지도 못했고, 소수 재벌과 외국자본가는 잘 살고 80% 일반 국민은 더 어렵게 된 게 사실이다. 수출이 늘어나고 경제지표가 좋아졌다고 하나 20% 대기업과 공무원만 그 혜택을 보고 80% 서민은 그림의 떡이었다.

문민정부에서 시작해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도 구호는 좋았으나 그 구호대로 정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끼리끼리 패거리 정치, 한풀이 정치, 강대국과 외국자본가와 일부 대기업만 봐주기 정부라는 소리까지 나올 판이었다. 참여정부는 돈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준다고 하다가 좌파정부라는 말을 듣더니, 세계화 열린 정치를 한다고 신자주유주의 정부라고 자처할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민심을 잃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의 말과 생각이 세상을 더 혼란스럽게 하고 살기 힘들게 만든다는 사람이 많다. 노 대통령이 말을 잘하지만 말을 적게 하는 게 좋겠다는 국민이 많다. 오늘날 나라의 큰 문제가 대통령 말 때문에 일어난다는 말까지 있다.

'좌파'와 '신자유주의'란 말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 '좌파 신자유주의 정치'라는 게, 있는 사람을 잡아서 없는 사람을 살리는 거로 보여선 안 된다.  내 국민은 힘들게 만들고 외국인과 재벌들은 좋게 만드는 결과로 나와서도 안 된다. 

지금 참여정부가 가장 걱정하는 도시 소상인이나 농민 같은 서민은 대부분 더 살기 힘들어졌다고 걱정한다. 어떤 이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현 집권세력 지지자였거나 호감을 가진 사람들까지 한숨을 쉬고 있다.

내 자신이 서민이고 서민들과 어울려 사는 사람이기에 날마다 듣고 보고 있으며 스스로 겪고 잘 알기에 그 서민의 삶과 소리를 전해주는 것이다. 대통령과 관료와 집권자들은 내가 전하는 말을 기분 나쁘게 듣지 말고 정치를 똑바로 해주기 바란다. 무슨 건의를 하고 의견을 말하면 받아들여서 진짜 참여정부라는 느낌이 들게 해달라.
 


본지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글세계화추진본부 상임이사
한글문화단체 모두모임 사무총장






2006/03/25 [11:45] ⓒ대자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