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주장
초등학교 영어공부 제발 늘이지 말라
우리는 지난 2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인수위가 영어에 얼을 빼앗긴 소리를 거듭 해서 ‘나라와 겨레를 망친 죄인이 되지 않도록 하라’는 경고를 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영어 조기교육 늘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영어몰입교육 추진하는 정부기관의 공무원들’을 올해의 ‘우리말 헤살꾼’으로 뽑아서 잘못을 깨우치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정부는 교육부를 앞장세워 영어 교육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정부에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가르쳐야 한다는 말만 나왔을 적에도 어떤 국민들은 유치원에서 영어를 가르쳐야 한다고 아우성을 하고 돈 있는 사람들은 영어 테이프를 사다가 뱃속에 있는 아이들에게도 영어를 들려주느라 법석을 떨었다. 이미 초등학교 3학년을 넘긴 아이들 부모는 영어를 못 배운 그들의 앞날을 걱정해서 미국으로 호주로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보내고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 부모들은 코흘리개 어린 아이를 아예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부가 말한 대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주당 한 시간씩 영어를 가르치자 온 나라 유치원은 원어민 선생을 모셔다가 토박이영어를 가르친다면서 북새통이 되었고, 지방자치단체들은 외국 유학 가는 아이들을 핑계 삼아 영어마을이네 영어체험센터네 영어학습도시네 하면서 앞을 다투어 돈을 쏟아 부으며 영어로 말하고 사는 나라를 만들자며 날뛰고 있다.
그런데 지금 또 정부는 초등학교 영어교육 시간이 모자란다면서 한 시간씩 하던 것을 세 시간씩 하겠다며 들고 나왔다. 놀라서 어찌할 바를 모르던 우리는 쉰아홉 단체를 대표하는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초등영어공부 늘이지 말라’는 기자회견을 했다. 그러나 귀먹은 정부가 이런 부르짖음을 들을까 싶지 않다. 도대체 모든 국민이 영어로 말하며 살아가는 나라를 만들어서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나라와 겨레를 뿌리 뽑는 일밖에 아무것도 아니다. 제발 그만 두어라!
4341(2008)년 11월 22일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김경희 ․ 김수업 ․ 김정섭 ․ 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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