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한국문화 알리기 바쁜 하현봉 상해문화원장

한글빛 2008. 12. 17. 20:47

“우리문화 알리기, 기업과 국민이 관심가져야”
[이대로의 우리말글사랑] 한국문화 알리기 바쁜 하현봉 한국상해문화원장
 
이대로
2008년이 저물어 가는 12월 중순, 중국에 있는 한국상해문화원에 가서 하현봉 원장을 만나보았다. 1년 전에 방문했을 때 하 원장은 문화원을 여는 데도 남다른 노력을 했고, 한정된 예산으로 문화원을 짜임새 있게 잘 꾸린 것을 보고 기대가 컸었다. 그래서 내가 서울에 가기 전에 들러서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으며 얼마나 좋은 일을 많이 했는지 알아보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 지 살펴보려는 뜻을 가진 방문이었다. 또한 내가 그 동안 중국에 있으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 걸 전하고 싶은 생각에서다.
 
▲ 하현봉 한국상해문화원장(왼쪽)을 만나 이야기하는 이대로(오른쪽).     © 이대로

나는 토, 일요일이 시간이 많은 데 그의 쉬는 시간을 빼앗지 않고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월요일 점심시간을 이용하려고 11시 쯤 상해문화원에 도착하니 하 원장이 없고 직원 몇 명이 컴컴한 문화원을 지키고 있었다. 조금 기다리니 하원장이 숨을 헐떡이며 도착했다. 나는 조용한 것도 좀 이상하고 어디 그렇게 바쁘게 다녀오는 지 궁금했다. 그런데 그의 말을 들으니 그 궁금함이 풀렸다.
 
하 원장은 늦어서 미안하다면서 “본래 우리 문화원은 월요일은 쉬는 날입니다. 문화원을 이용하는 중국인들이 토, 일요일에 시간이 많기 때문에 토, 일요일에 강좌도 많이 하고 바쁩니다. 그래서 월요일은 강좌가 없어 불도 꺼놔서 어둡고 조용합니다. 월요일마다 아침에 영사관에서 한국에서 파견된 기관장 회의를 하기에 참석했는데 회의가 길어서 늦었습니다. 다른 기관장들은 토, 일요일에 쉬는 데 저는 그렇지 못합니다. 일주일 내내 근무해야 합니다. ”라고 애로사항을 털어놓는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지난 일 년 동안 문화원을 운영하면서 어떤 일이 힘들었는지 물으니 하원장은 “ 한국의 지방자치단체인 도나 시에서도 상해에 두 명이 나와서 일을 하는 데, 중앙 정부에서 운영하는 우리 문화원은 저 혼자입니다. 중국은 엄청나게 넓고 인구도 많으니 행사도 많고 한국 문화원장이 참석해주길 바라는 곳도 많으나 혼자니 한계가 있습니다. 경리, 관리, 사무를 보는 중국인 현지 직원이 5명 있지만 그들은 외국인이기에 한국문화원을 대표해서 외부활동은 할 수 없습니다. 중국이 엄청나게 큰 나라요 인구가 많아서 북경문화원과 상해문화원, 둘입니다. 상해문화원은 중국 상해 화동지역과 광동, 심천 등 화남지역까지 살펴야 하는 데 도저히 화남지역은 눈길도 줄 수 없습니다.”라면서 할 일은 많은 데 직원과 예산이 적어서 다 하지 못하는 게 가장 안타깝다고 했다.
 
중국에서 한국문화보급에 힘쓰는 (주)금호아시아나를 칭찬한다
 
중국은 한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 경제와 문화, 역사, 경제 들에서 아주 관계가 깊고 가까운 나라이며 큰 나라여서 할 일이 많다. 그런데 지금 인원으로는 상해문화원안에서 하는 한국어, 태권도, 한국요리 들 강좌와 도서간 운영과 관리도 벅차고 하 원장 혼자로는 상해나 가까운 주변에서만 활동할 수밖에 없어서 답답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제위기까지 와서 예산지원이 늘어나기 힘들 거 같은 데 어찌하면 좋겠느냐고 물으니 “ 기업과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해외 문화보급과 교류에 힘써주면 좋겠다. 일본은 문화원이 직접 활동하는 거보다 기업이 수 천만 원을 들여서 문화행사를 주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일본의 한 기업이 상해국제영화제에 큰돈을 지원하고 홍보하는 걸 보고 부러웠다. 우리 기업 중에 금호아시아나가 중국 여러 곳에서 대학생들 한국어말하기대회를 열고 있는 데 참 잘하는 일이다.”라고 칭찬했다. 
 
▲ 상해문화원 소식지와 한국어강좌 알림글(분기별로 3000부를 찍어 학교와 기관들에 배포)     © 이대로

그래서 우리 기업이나 국민이 어떤 식으로 지원하고 참여하면 좋으냐고 물으니 “유명가수나 배우가 참석하는 공연이 인기가 있는데 돈이 많이 든다. 그것보다 각 지역 대학에서 한국말하기대회 같은 행사를 많이 하면 도와주면 좋겠다. 문화원이 인력과 준비들을 맡아서 하면 500만원만 들이면 기업이름으로 그런 문화행사를 하고 기업 홍보도 할 수 있다. 문화원에서 분기별로 소식지를 내는 데 300만원만 지원하면 기업광고도 해줄 수 있다. 국민 개인이 이 문화원에서 미술폼 전시나 공연을 하겠다면 무료로 장소를 빌려주면서 공항이나 숙소 안내와 통역까지 해 줄 수 있다. ”면서 기업과 국민이 많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은 한국과 한국 상품에 호감을 갖게 된다. 재벌들이 문화활동을 한다면서 수억 원짜리 미술품이나 사 모으고, 돈 많은 사람은 하루 저녁 술값으로 몇 백 만원도 쓴다는 데 이런 뜻있는 일엔 인색하니 서글프다. 도와주고 싶은 기업은 문화원에 연락하면 좋겠다.
 
끝으로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새로운 일이나 변화를 물으니 “ 상해와 절강성 3개 대학에 태권도 사범을 지원했다. 시설과 사범 숙소만 학교가 준비하면 사범 월급은 문화원이 부담하는 태권도 보급운동이다. 상해 요지에 있는 따닝국제문화광장에서 9월 12일부터 10월 5일까지 2회 한국문화제를 열고 공연, 패션, 관광, 음식 등 한국우수문화를 소개했는데 수백만 명이 관람했다. 한국어강좌를 무료로 하니 신청자는 많은데 끝까지 듣지 않아서 돈을 받았다가 출석과 성적이 70%이상이면 다른 한국 문화상품을 주거나 우수한 이에겐 상장과 상금을 주니 성과가 아주 좋았다. 세종학당도 무료교육을 하지 말고 그런 식으로 운영하면 좋을 거 같다. 삼성전자가 대형 텔레비전 모니터 8대를 주어서 강좌에도 이용하고 우리 전자제품의 우수성을 중국인에게 알리고 있다. ”고 말한다.
 
지금 한국은 경제위기와 사회불안이 겹쳐서 매우 어렵다. 그러나 모두 절망하지 말고 자기가 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 문제가 모두 풀릴 것이다. 적은 예산이라도 알뜰하게 쓰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살기 힘들어도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해외 문화보급, 특히 우리와 가장 무역량이 많고 투자를 많이 한 중국과의 문화보급과 교류를 하는 일은 매우 중대한 일이다. 문화는 무역과 국제 선린관계의 밑거름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상해문화원이 중국에 우리 문화를 많이 알려서 한, 중이 더 가깝게 지내고 함께 발전하는데 이바지하길 바란다. 또 각종 국제행사나 해외 방문 시에 나라 돈을 제 돈처럼 쓰는 공무원과 학자들이 하현봉 상해문화원장처럼 알뜰하게 돈을 쓰면 좋겠다.
 
▲ 한국어강좌를 수료한 이들에게 수료증을 주고 찍은 사진( 뒷줄 왼쪽에서 3번째가 하원장)     © 이대로
 
▲ 2008.11. 상해문화원안의 전시실에서 개최한 한,중 디자인전시회 관람자들     © 이대로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글문화단체 모두모임 사무총장
중국 절강성 월수외대 한국어과 교수







 
2008/12/17 [12:36] ⓒ 대자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