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사랑

왜 지하차도에 한글기념관을 서둘러 만든다는 건가

한글빛 2009. 4. 8. 07:04

세계인이 꼭 보고 싶어 할 한글역사문화관을 만들자.

왜 지하차도에 한글기념관을 서둘러 만든다는 건가?


 우리는 모두 한글이 우리겨레의 가장 훌륭한 문화유산이라고 침이 마르게 떠들지만 눈으로 보여주고 자랑할 마땅한 곳과 자료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이 태어난 곳을 찾아 민족의 성지로 만들고 한글을 만든 경복궁 근처에 한글역사문화관을 지어 국민교육장 겸 관광 명소로 만들자고 정부에 건의도 하고 주장했었다. 그런데 문광부가 그 일을 하겠다고 한글문화관 건립을 추진해서 반가웠고 찬성했다. 그리고 가장 좋은 장소에 아주 멋있게 만들어 많은 세계인이 보고 싶어 할 세계 언어문자 역사의 중심지로 만들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서울시가 현재 조성중인 광화문광장 지하차도에 한글기념관을 만들겠다고 발표(경향신문과 서울신문 보도)해서 깜짝 놀라고 크게 실망했다.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글자를 가지고도 500여 년 동안 쓰지 않은 것은 큰 잘못이었고 바보짓이었다. 그러나 이제라도 그 훌륭함을 알고 즐겨 쓰면서 한글을 빛내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고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세계에서 최고로 훌륭한 글자를 빛낼 한글기념관을 만들겠다면 그 역사와 숨결이 어린 경복궁 근처 광화문 일대에서 가장 좋은 곳에 지어야 그 가치가 살아난다. 지방에 지어도 안 되고, 광화문과 멀리 떨어질수록 그 빛이 덜 난다. 천안에 지은 독립기념관이 그런 꼴이고 세종대왕기념관도 홍릉에 있어서 시민의 발길이 잘 가지 않고 그런 곳이 있는지 아는 국민도 드물다. 개인이 사는 집도 터가 중요하고 어느 곳인가에 따라서 값이 다르다.


그리고 한글의 훌륭함에 걸맞게 문화감각과 예술성을 최고로 살려서 멋있게 지어야 하고, 그 안도 세계인이 눈이 휘둥그레지게 꾸미고 채워야 한다. 그 안에 유물 몇 점 놓아선 그 가치가 죽는다. 한글은 우주 만물과 과학과 철학에 바탕을 두고 태어난 글자다. 이미 만들 때부터 오늘날 셈틀과 누리통신에 맞게 만들어졌다. 그 창제 원리와 장점과 특징을 담고 살려서 현대 감각에 맞게 잘 지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 국민뿐 아니라 세계인 누구나 관심을 끌고 감동시킬 볼거리가 있어야 한다. 한글은 전자통신과 잘 맞으니 그 쪽에 관련된 체험과 놀이를 할 수 있게 해도 좋다.



그런데 문광부는 마땅한 터가 없어 고심하다가 최근에 지방자치단체에 한글문화관을 유치할 터를 찾는다는 공문을 보냈는데 수도권 여러 곳에서는 유치하겠다고 나섰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시는 아무런 응답이 없다가 갑자기 세종대왕동상 밑 지하차도에 만들겠다고 발표하니 그 속셈을 이해할 수 없다. 그것도 무엇에 쫓기듯 두 달 만에 완공하겠다니 이상할 정도다. 누가 뭐라고 해도 한글문화관이나 한글기념관은 서울에 세워야 하고 서울에서도 경복궁 광화문 가까운 곳이 가장 좋다. 그러기에 서울시가 다른 지방자치단체보다 발 벗고 나서서 마땅한 곳을 찾고 중앙정부와 함께 멋있게 세우려고 애써야 옳다. 


문화관광부가 한글문화관을 건립하겠다는 생각도 좋았고,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세종대왕과 한글을 담겠다고 생각한 것도 좋았다. 그러나 서로 힘을 합해서 외국의 유명한 문화유적처럼 수 천 년이 지나도 빛날 한글역사문화관을 지어야지 아무데나 임기 안에 짓겠다고 어중이떠중이 나서면 안 된다. 이제라도 온 국민의 지혜와 뜻을 모을 국민추친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문가들을 초청해 잘 지을 연구와 노력을 해야 한다. 모든 일엔 때가 있고 차례가 있다, 그걸 어기면 일이 잘 풀리지 않고 꼬인다. 돈과 시간이 들더라도 역사성, 문화 예술성. 접근 상업성까지 고루 갖춘 곳을 찾아 번듯하게 세워야 할 일이다.



광화문 앞 위치도- 문화관광부 오른쪽, 정부종합청사 건너편의 7각형의 터가 광화문시민열린마당(4000여평)이다. 옛 의정부 터였다가 근래엔 경기도청과 치안국 터였고 지금은 공원으로서 빈터다. 한글역사문화관 터로서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

 


내가 보기에 문광부 청사 옆 광화문 시민열린마당, 옛 의정부터가 가장 적합하다. 세종대왕동상 밑의 지하차도는 한글역사문화관을 연결 통로와 안내장소로 꾸미면 좋겠다. 이곳은 한글과 세종대왕이 태어난 곳과 한글을 지키고 키운 한글학회와도 멀지 않아서 역사성이 있고, 지하철 3,5호선과 연결되면서 지금 조성하는 광화문광장과 어울린다. 이곳에 지으면 한글과 함께 우리겨레와 나라가 빛날 것이다.  중국의 천안문광장에 비하면 광화문광장은 규모가 작아도 한글과 세종정신을 담으면 더 멋있다. 이유를 대지 말고 광화문 앞 열린시민광장 수천 평 공원에 멋들어지고 알차게 한글역사문화관을 지어 후손에게 물려주자. 용산이나 김포공항 쪽이나 여주나 또 다른 곳엔 한글공원이나 세종공원을 만드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