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한글과 세종대왕은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한글빛 2009. 10. 30. 18:58

한글과 세종대왕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자
[이대로의 우리말글사랑] '한글문화관' 하나 없는 대한민국, 우수성 알려야
 
이대로
  우리나라는 땅이 기름지고, 물과 공기가 깨끗하고 산과 들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나라다. 내가 중국 대학에 가서 2년 동안 한국어를 가르치다가 귀국하면서 한강 둑길을 지나 서울로 들어올 때마다 “아! 아름다운 내 나라!”라고 감탄한 일이 여러 번이다. 그 감동을 간직하고 싶어서 종이에 시(?)도 써봤다. 그 때 ‘우리나라’라고 쓰지 않고, “내 나라”라고 일부러 적기도 했다. 이렇게 아름다워서 우리 선조들이 우리나라를 금수강산이라고 말했었구나하고 깨달았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삼천리금수강산’이지만 외국인이 놀랄만한 빼어난 관광자원이 모자란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복궁이 좋지만 그 규모나 웅장함이 중국의 자금성보다 못하고, 경주 석굴암이 자랑스럽지만 중국엔 그 보다 더 크고 오래된 석굴암과 석불이 많은 걸 보고 기가 죽었다. 설악산이 아름답지만 중국의 황산이나 장가개의 풍경을 보면서 마찬가지 똑같은 느낌이 들었다.
 
   유럽 여행을 가니 세종대왕보다 덜 위대한 음악가나 미술가, 작가들을 내세워 관광자원으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같은 영웅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면 돈도 벌고 자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남의 나라 인물이나 역사는 우러러보면서 우리의 영웅이나 역사는 우습게 여기는 우리 사회흐름을 안타깝게 생각했었다.
 
▲     ©CBS노컷뉴스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의 무대인 독일 하멜른 마을, 영화 ‘로마의 휴일’의 오드리 햅번을 떠올리며 걷는 로마의 스페인 광장, 우리의 겨울연가의 주인공이 거닐었던 남이섬 등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해 성공한 것을 보면서 우리 영웅들의 삶과 공적을 활용해 후손과 온 인류에 보여주고 싶었다.
 
   세종대왕과 한글은 그 어디에 누구에게 내놓고 자랑해도 당당하다는 생각을 하면 다시 기가 살았다. 그리고 이런 인물과 문화를 관광자원으로 가꾸면 얼마나 좋을까 아쉬움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 나는 한글과 세종대왕을 관장자원으로 만들자고 한글역사문화관 건립에 힘쓰고 있다.
 
  세종대왕은 전제 군주 시대에 민주, 민본 정치를 펼치고, 세계 으뜸가는 글자인 한글을 만들었으며 문예부흥시대를 열었던 위대한 정치가요 문화인물이다. 그만한 업적을 쌓는 데는 쉬운 게 아니었고 피나는 노력과 과정이 있었다. 한글은 창제 목적이 뚜렷하고, 창제 원리가 과학적인 우리의 큰 자랑거리다. 이런 세종대왕과 한글에 관한 이야기는 인류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문화상품이고 관광자원임에 틀림이 없다.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도 마찬가지다. 이분들의 삶과 이야기는 외국인이 들어도 감돌할 일이다. 많은 나라가 자신들의 훌륭한 인물과 문학 작품들을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는 반면에, 우리는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인물과 문화유산이 있음에도 그런 노력에 인색했던 것 같다.  우리 스스로 고유의 관광자원에 대한 가치를 알지 못해 온 것은 아닐까?

   많은 이들이 빼어난 자연이나 오래된 건물, 조각품들만이 훌륭한 관광 자원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하지만 동화나 영화 또는 문학작품, 인물 중심으로 관광 상품을 개발해서 자국의 국민들은 물론 세계인에게 자랑하고 보여주면 돈도 벌고 자긍심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할 때라고 본다.
 
  이제 우리도 세계인이 감동할 우리의 인물을 찾아 빛내고, 관광 자원으로 만들 때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한글과 세종대왕은 어디에 내놓고 자랑해도 부족함이 없는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이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의 극적 인생을 관광이야기(스토리텔링 기법)로 활용함으로써 세종대왕 탄생지와 유적지를 세계 문화 관광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요즘 갑골문자가 발견된 하남성 안양에 중국문자박물관을 거창하게 짓고 있으며, 올 12월에 북경에서 세계문자박람회를 연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나는 한글문화관 건립을 잘 지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모두 입으로는 한글은 세계에서 으뜸가는 글자요,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라고 침이 마르게 칭찬한다.  그러나 막상 그 훌륭함을 어린이들이나 외국인에게 설명하려면 당황하고, 또 한글의 우수성을 한 눈에 보여줄 공간이나 장소가 마땅치 않아 답답해 할 때가 많다.  세계 으뜸가는 글자를 만든 나라로서 그에 걸맞는 박물관이나 문화관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이제라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첨단의 한글문화관을 세워 우리 국민은 물론 온 세계인에게 보여주자는 것이다.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중국 절강성 월수외대 한국어과 교수







 
기사입력: 2009/10/30 [17:27]  최종편집: ⓒ 대자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