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주장
국회의 새 보람엔 ‘국회’를 넣자
지난 8월 30일 국회 사무처는 국회의 보람(badge)을 바꾸겠다고 발표했습니다. 15대 국회 때 , 무궁화 잎에 둥근 원을 넣어 한자로 `國'자를 새긴 현재의 보람 대신 새롭게 만든 몇 가지 안으로 의원들에게 무엇이 더 좋은 지를 조사한 뒤, 그 결과에 따라 보람의 모양을 바꿀 계획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소식을 듣게 된 우리 들은 비록 늦긴 했지만 마땅히 했어야 할 일이라 크게 기뻐하면서 새로운 보람에는 한자 대신 한글로 ‘국회’가 들어가야 할 까닭을 밝힙니다.
첫째, 우리 대한민국의 나라 글자는 누가 뭐라 해도 한자가 아닌 한글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국새는 한글로 되어 있고, 대통령을 비롯해 나라를 이끄는 3부 요인과 그 밖의 주요 지도자들은 서명을 할 때 반드시 한글로 적는 전통을 지켜 오고 있습니다.
둘째, 대한민국 국회는 대한민국 국민이 직접 뽑은 주권 대리인들로 구성된 헌법기관인 만큼 국어기본법에 따라 마땅히 한글을 존중해야 합니다.
셋째, 국회가 한글을 존중하는 모범을 보일 때 그 효과는 매우 커서 나라 안에 우리말과 한글 사랑의 풍조가 크게 일 것입니다.
넷째, 한글은 우리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문화재라는 사실을 국회의원들부터 온 누리에 앞장 서 알려야 합니다.
권위 있는 세계 언어학자들이 하나같이 인정하듯이 오늘날 정보 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문자요, 글자가 없는 소수 민족이 한글을 찾아 쓰는 데서 보듯이 한글은 우리 겨레의 으뜸가는 자랑거리며 우리의 힘입니다. 그래서 나라임자인 온 겨레의 뜻을 모아 나랏일을 펼쳐 가는 국회부터 이 보물을 소중히 갈고 닦는 ‘본’이 되어 우리나라를 더욱 빛내야 할 것입니다.
4342(2009)년 10월 9일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김경희, 박문희, 이대로, 허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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