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 답변

한글빛 2010. 5. 8. 08:06

한글학회 질의서 답변


1.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동기가 궁금합니다.


  푸른 5월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는 계절과 상관없이 푸르름을 잃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공교육의 현장입니다. 공교육은 지금 중환자실에서 누런 낯빛을 한 채 숨을 헐떡이고 있습니다. 교육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학생도, 학부모도, 교사도 숨을 헐떡헐떡 몰아쉬고 있습니다. 그 실상이 너무너무 안쓰럽고 가슴이 아픕니다.

  교사도, 학생도, 학부모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이런 불행한 교육은 끝나야 합니다. 교육은 행복 그 자체여야 합니다. 이제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저 곽노현은 학교를 깨우고, 아이들을 살려 내고, 교육계를 바로 잡는 ‘행복한 교육혁명’을 선언합니다. 

  ‘행복한 교육혁명’은 상식에서 출발합니다. 기본에서 출발합니다. 합리적이고 양심적인 시민의 관점, 사회적 약자의 관점에서 서울 교육을 다시 세우겠습니다. 저는 한국 사회의 성역인 검찰, 안기부, 삼성과 치열하게 맞서 싸웠습니다. 정부 권력과 기업에 정의와 투명성, 건강성을 요구했습니다. 그렇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제 서울 시민을 위해, 우리 아이들 교육을 위해 또다시 싸우겠습니다. 부정부패와 인사비리로 얽힌 잘못된 관행과 제도와 세력과 싸우겠습니다. 서울시 교육계에 만연된 특정 학맥, 인맥으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곽노현이 앞장서 싸우기 위해 출마했습니다.


2. 현재 가장 큰 교육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소수를 위한 특권교육, 경쟁만능주의교육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명박 특권교육은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를 절망에 빠뜨리고 있고,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가장 앞장 서 추진한 공정택 전 교육감은 부정부패로 인해 모든 시민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매년 3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무익한 사교육비 부담으로 가정경제는 파탄지경에 이르고, 학교는 살벌한 전쟁터로 변했습니다. 나날이 학교간 격차는 심해지고 있으며 학교가 사회양극화를 양산하는 텃밭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10%만을 위한 특권교육, 아이들을 탈출구 없는 경쟁의 트랙으로 내모는 교육, 이젠 끝장내야 합니다. 반MB 경쟁교육의 대표주자 곽노현이 이명박 정부의 특권교육, 경쟁만능교육을 심판하도록 하겠습니다.


3. 영어 조기교육과 영어몰입교육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영어조기교육과 영어몰입교육에 반대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영어교육정책은 이 나라를 미국의 문화적 식민지로 만드는 정책입니다. 영어조기교육 때문에 ‘기러기 아빠’와 같은 가족 해체 현상이 생기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영어시수를 늘려 모국어교육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4. 한자조기교육을 찬성하시는지요?  찬성하신다면 왜 찬성하시는지요?


  반대합니다. 우리나라 국민은 “우리말로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한자조기교육은 세종대왕의 한글창제 정신과 우리 말글의 발전을 위해 제정된 ‘국어기본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5. 사교육이 줄지 않는 까닭은 무엇이며 사교육 없는 학교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요?


  사교육이 줄지 않는 이유는 현 정부가 사교육 유발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목고, 자사고 등으로 고교 입시를 부활시켜 고교입시 사교육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국제중을 만들어 중학입시 사교육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일제고사를 부활시켜 일제고사 대비 사교육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사교육을 줄이려면 사교육 발생 원인부터 잡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교육의 근본 병폐인 학벌주의와 대학서열화를 바로잡아 대학입시 사교육을 줄여야 합니다. 고교서열화를 막아 고교입시 사교육을 줄여야 합니다. 경쟁만능교육을 없애야 사교육이 줄어듭니다.

  곽노현 후보는 현 정부의 경쟁만능교육을 바로잡아 사교육을 줄이겠습니다. 정규수업을 혁신하고 평가방식을 개선하여 학원이 흉내 낼 수 없는 학교교육을 만들어 사교육을 줄이겠습니다. 10시 이후 학원 심야영업을 금지시키고, 학원비 상한제를 도입하여 사교육비 고통을 줄이겠습니다.


6. 지나친 영어 편중 외국어 교육으로 국어와 국사, 과학과 실업 교육은 말할 거 없고 다른 외국어 교육이 소홀해진다고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영어는 다양한 외국어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이제는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서 벗어나 다극화된 세계질서, 아시아 공동체를 지향해야 합니다. 따라서 영어 이외의 다양한 지역의 언어와 문화 교육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영어교과는 하나의 도구교과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국어, 국사, 과학 등 학문의 본류에 해당하는 영역입니다. 모든 학생이 영어에만 매몰되어 있기 때문에 인문학적 소양, 과학적 학문 능력을 더욱 뒤처지고 있습니다.

  곽노현 후보는 영어교육의 위상을 바로잡고 다양한 어문, 인문, 사회, 과학 교육을 활성화하여 21세기를 이끌어갈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도록 하겠습니다.


7. 인간 교육, 능력향상 교육이 아닌 출세주의 이기주의 교육과 입시지옥으로 우리 아이들이 허약한 인간이 되고 있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경쟁만능주의교육은 꼴찌뿐만 아니라 일등도 불행하게 합니다. 입시과목 위주의 반복학습 속에서는 창의적인 인재도,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할 줄 아는 공동체적 인성도 형성될 수 없습니다.

  곽노현 후보는 학생들을 ‘점수로 한 줄 세우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천 가지 가능성’을 선택하는 교육을 하겠습니다. 단 한 명도 낙오시키지 않는 책임교육을 하겠습니다.


8. 차라리 교과부와 교육청이 없어야 교육이 산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교육대책을 계속 내놨지만 줄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교과부와 교육청이 없어져야 한다는 대중적 심리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교과부와 교육청이 올바른 기능을 하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지금 교육기관은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습니다. 점수 따기 식 승진제도, 자기 사람 챙기기 식의 인사제도 때문에 교육기관이 국민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는 사교육을 부추기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허울뿐인 사교육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교육계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필요합니다. 교육청 수장을 바꾸고, 민주적이고 투명한 교육행정을 구현해야 합니다.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곽노현이 해 내겠습니다.


9. 우리나라의 교육이념과 목표가 무엇이며, 후보께서는 그 이념과 목표를 염두에 두고 교육정책을 펼 생각은 있으신지요? 


  우리나라의 교육목표는 ‘홍익인간(弘益人間)’입니다. ‘홍익인간’이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보편적 이념입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녀만 좁게’ 이롭게 하려는 이기심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곽노현 후보의 교육철학은 ‘홍익인간’에 맞닿아 있습니다. 곽노현 후보는 “단 한 명도 낙오시키지 않는 책임교육”이라는 교육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소수 특권층만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을 먼저 배려하고 지원하는 교육이야말로 ‘홍익인간’의 정신에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10. 끝으로 우리 역사상 가장 존경하는 분, 겨레의 참 스승이 누구시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김구 선생님입니다. 김구 선생님의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라는 글을 보면, “나는 우리나라가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우리나라가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리고 ‘공원의 꽃을 꺾는 자유’가 아니라 ‘공원에 꽃을 심는 자유’를 주창하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김구 선생님이 원했던 ‘문화국가’의 모습입니다.

  곽노현 후보의 교육철학은 바로 이러한 김구 선생님의 철학과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남을 짓밟고 이겨서 부와 권력을 독점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남을 먼저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이야말로 김구 선생님의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곽노현 후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