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고 싶은 곳, 살고 싶은 곳 태안
태안반도는 충남에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도 아름다운 바다와 깨끗한 자연환경을 갖추어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거기다가 땅이 좋아 맛있는 마늘과 생강 등 좋은 농산물이 생산되고 소나무가 우거진 숲이 있어 맑은 공기와 바람을 쏘일 수 있으며, 바다에선 굴과 꽃게 왕새우 등 싱싱한 해산물이 많이 나오고 인심이 좋아 살기 좋은 곳이다. 그밖에 여러 가지 자랑거리가 많다. 그래서 나는 지금 서울에서 살고 있지만 조금 더 늙으면 태안에 가서 살려고 한다.
나는 해미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다니고 예산농고를 나와 서울로 대학을 들어간 뒤에 바로 온 식구가 서울로 이사를 와서 서울에서 45년 째 살고 있다. 내가 태어난 고향 해미에선 중학교 때 까지만 살았지만 늘 고향이 그립고 고향에 가서 살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태어나 뛰놀던 고향 8개 마을이 비행장으로 편입 되면서 내가 살던 집과 마을이 모두 사라지고 정든 사람들도 모두 그 곳을 떠나고 없다. 그래서 한동안 마음이 허전해했다.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와 강원도에 더 늙으면 살 곳을 마련할까도 했는데 태안만한 곳이 없어서 태안에 가서 살기로 정하니 마음이 편안했다.
사실 내가 어릴 때엔 해미나 태안이나 같은 서산시에 속해 있었고, 고등학교 때 3년 동안 같은 반이었던 친구가 태안읍, 원북면, 안면도에 8명이 있고 일가친척이 태안군에 살고 있어서 태안이 낯선 곳이 아니다. 고등학생 때도 만리포, 안흥항, 안면도에 놀러 다닌 추억이 있어 여름휴가 때나 휴일이면 자주 찾았고 지금도 자주 간다. 그러나 충남에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도 아주 구석지고 교통이 불편한 곳으로 알려져 큰 인기를 끌지 못해 안타깝다. 이제 지방자치시대를 맞이해 태안이 가진 자랑거리를 널리 알리고 교통이 불편한 점만 개선하면 태안은 이름난 명승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며칠 전 가족과 함께 제주도에 가서 며칠 묵으면서 한라산에도 올라가고 바닷가 올래 길을 걸었다. 그 때 태안도 이런 식으로 개발하면 제주도 못지않게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 어느덧 내가 태안 사람이 다 된 기분을 느꼈다. 나는 요즘 서울을 세계 문화 관광지로 개발하는 계획을 세운 문화부와 서울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데 그 회의를 마치고 태안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고민을 해 봤다. 그런데 그곳에서 태어나 계속 사는 분들은 태안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모르는지 다른 지방에 비해 조용하니 답답하다. 조금만 손보고 개발하면 이름난 관광지가 될 수 있는데 말이다.
문화 관광 산업은 굴뚝 없는 산업으로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온 세계가 꿈꾸고 애쓰는 산업이다. 태안은 그 개발이 가능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천리포 수목원과 안흥 산성, 곳곳에 해수욕장과 포근하고 아담한 소나무 숲, 서해바다의 아름다운 저녁노을과 시원한 바닷바람, 편안하고 평화로운 논두렁길과 구수한 인심을 담아 도시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 질 좋은 생강과 마늘과 소금으로 맛있는 먹을거리를 만들고 싱싱한 해산물로 몸보신하게 할 환경을 만들면 인기가 대단할 것이다.
내가 중국 대학에 가서 2년 동안 근무한 일이 있는데 그 때도 중국 사람들이 태안반도에 와서 쉬게 할 수 없을까 생각해봤다. 태안은 중국과 가장 가까운 곳이니 정부와 도청의 도움을 받아 좋은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면 길이 있다고 본다. 중국은 앞으로 많이 발전하고 인구가 많아 그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 서로 좋다. 예부터 우리나라는 삼천리금수강산이라고 했는데 중국에 비해서 그렇다는 말로 생각된다. 중국은 국토가 넓고 이름난 역사 유적이나 빼어난 풍경이 곳곳에 있지만 우리나라에 비해 깨끗한 바다와 공기, 맑은 물과 기름진 땅이 드물다. 태안이야 말로 휴양 관광지로 잘 개발하면 중국과 가까워서 그들도 아주 좋아할 것이다.
오늘날은 지구촌 시대이며 문화 무역 경쟁시대라고 한다. 꿈꾸는 사람이 무언가 이룰 수 있으며 머리를 잘 쓰면 길이 열린다. 바다에서 건진 중국 도자기 박물관도 만들고 한국 농촌 문화 체험장도 만들자. 얼마 전 기름배가 뒤집혀서 자연을 더럽히는 게 안타까웠다. 당진군이 굴뚝 산업지대로 발전하고 있다. 태안에는 공장은 더 짓거나 도시로 만들지 말자. 충남 도청이 홍성으로 옮긴다고 한다. 서울과 대전에서 오는 고속도로에서 서산 시내를 거치지 않고 바로 태안으로 접근할 수 있는 시원한 도로를 만들고 태안군을 문화 휴양관광지로 만들면 좋을 거다. 남다른 태안사랑에서 나온 의견이니 태안군에서도 함께 고민해보길 바란다.
***** 무단전재 및 재 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