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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우리 말글 걸림돌, 경제단체와 기업

한글빛 2017. 2. 18. 17:40
사회·문화
우리 말글 걸림돌, 경제단체와 기업
<기획> 우리 말글살이의 현황과 한글의 세계화5 - 기업의 말글살이(1)
기사입력: 2006/12/26 [09:51]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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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영어 이름들.     © 이철우 기자

<참말로>는 한국언론재단 지원으로 <기획취재> ‘우리 말글살이의 현황과 한글의 세계화’를 15회에 걸쳐 연속 보도합니다.

이번 보도는 11월 13일부터 12월16일까지 국내와 몽골, 중국, 일본 등의 동포들의 말글살이 현황 취재를 바탕으로 이뤄졌으며, 이를 통해 <참말로>가 문화관광부와 한글학회에서 선정한 언론사 유일의 ‘우리 말글 지킴이’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과 동시에, 우리 민족 최고의 문화유산인 우리 말글을 살리고 세계화를 이뤄, 우리 민족이 21세기 문화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코자 합니다.(편집자 주)


“교육부는 대기업 사원을 만드는 교육을 넘어 참된 인간교육과 학문과 지식교육을 하는 교육을 열심히 해야 하며, 대기업은 자신들 돈벌이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 말과 얼을 지키는 데도 신경을 써주면 좋겠다” - 김경희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 공동대표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남녘 땅에서 경제단체와 기업이 정치·사회·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하며, 이들은 우리 말글살이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들은 앞 다투어 영어로 회사이름을 짓기에 바쁘고, 입사시험에는 한자과목을 넣고, 영어 조기교육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엘지전자는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2008년부터 영어를 사내 공용어로 쓰게 된다. 엘지전자는 “글로벌 경영과 스피드경영을 가속화하고, 해외 현지법인과 한국 본사의 정확한 의사전달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래서 우리 말을 바로 쓰고자 걱정하는 이들은 이들 경제단체가 우리 말글살이를 어지럽히는 원흉이라고까지 말하기도 한다.

영어 열병 근원지 경제단체

요즘 새로 만드는 회사 이름은 거의 우리 말이 아니고 영문이다. ‘에스케이’, ‘엘지’라는 회사가 앞장서더니 국영기업이나 마찬가지인 한국통신이 ‘케이티’로 바꾸고, 포항제철이 ‘포스코’가 되었으며, 담배인삼공사는 ‘케이티엔지’가 되었다.

또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회사가 이름을 미국 말로 바꾸고 있고, 새로 짓고 있다. 일제식민지 시절 일본의 강제 창씨개명은 비판하면서도 이제 스스로 미국식 이름을 쓰기 위해 돈과 시간, 정성을 들이고 있다.

정부는 이런 기업에 발맞추어 영어를 공용어로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로 가르치고 영어로 수학 과학도 가르치겠다고 하더니, 제주도와 광양, 인천 등 특별지역부터 영어 몰입교육을 하고 공용어도 추진하겠다고 한다.

실제로 제주도는 영어전용타운과 외국대학 진학을 위한 중·고등학교도 자립형 사립학교로 운영될 예정이다. 다른 나라의 말을 공용어로 하는 나라는 그 나라의 식민지였던 곳이 많은데, 남녘의 영어숭배는 이 나라의 정체성을 의심케 한다.
 
대기업과 정부가 영어바람을 일으키니 부모들도 아이들에게 우리 말을 잘 가르칠 생각보다는 영어를 잘 하게 하기 위해 혀를 째는 수술을 하는가 하면, 영어 조기유학으로 큰 돈을 들여 가정경제에 부담을 주기도 한다. 또한 이른바 ‘기러기 아빠’로 상징되는 가정 파괴현상도 나타난다.
 
한자혼용과 대기업

지난날 ‘한글만 쓰기’를 반대한 주요 무리가 대기업과 경제단체다. 대기업 사장과 대표들은 대부분 일제식민지시대 세대로 한자혼용을 찬성하고 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한자혼용단체에 재정지원까지 한다.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에 지난 2002년 5월1일부터 2003년 4월30일까지 1년 간 성금을 낸 명단을 보면, 회사 이름으로 낸 것만도 금호타이어 5백만 원, 백병원 2천만 원, 롯데재단 7백만 원, 삼성문화재단 5백만 원, 율촌재단 5백만 원, 창원전문대학 5백만 원, 세아제강 5백만 원 등 수천만 원에 이른다.

특히 포항제철(박태준), 대한항공(조중훈)을 비롯한 회사들은 재정지원에서 나아가 실천에도 앞장섰다. 또한 강신호 전경련 회장,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 등 이른바 ‘경제 5단체장’은 지난 2003년 12월 기업 입사 때 한자과목을 중요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발표는 한글학회 등 관련단체의 반발을 산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들 경제단체들이 입사시험 때 한자 과목을 우대한다는 말 한마다는 바로 한자 교육바람을 일으켰다.

‘취업하려면 한자를 많이 알아야 한다’는 바람이 불고, 한자단체의 ‘한자검정시험’에 응시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더니 한 해에 100만 명이나 되었다.

실제 생활에는 그렇게 한자가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지만, 대기업의 취향 때문에 교육낭비를 불러온 예이다. 그러나 일반국민의 말글살이는 한글만으로 충분하다.

다만 옛 책이 한자로 되어 있어 그 책을 번역할 한자 전문가가 필요하다. 기업이 한자를 중요시한다면 한자 전문가를 양성해 옛 책 번역 사업을 하는 것이 사회에 이바지하는 길이다.
이대로 이철우 기자


출처 : 리대로의 한말글 사랑 한마당
글쓴이 : 나라임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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