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가 없는 나무는 쓰러지거나 썩거나
김춘례
승인 2020.09.23 15:29
국민이 있기에 문화가 있고 국가라는 큰 울타리가 존재하는 것
[칭찬신문=김춘례기자] 한힌샘 주시경 선생님께서는 1908년 한글학회 곧, 국어연구학회를 창설하면서 "말과 글을 잃으면 민족도 망한다."고 했다.
한 나라의 언어와 문화가 주는 자긍심이 바로 국가란 말과 같은 의미로 생각해도 될 것이다. 국가의 근본은 국민이며 뿌리는 문화 즉 자국의 언어를 쓰고 읽고 말하는 것이다. 국민은 제 나라의 바른 언어를 사용하며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누려야 한다. 조선시대 전에는 중국어인 한문을 사용했고, 일제강점기 때는 일본어 사용으로 자주성이 결여된 것을 안다.
언어는 지식인들만의 문화가 아니다. 언어는 남녀노소와 빈부격차를 떠나 누구나 소통해야할 공통어야 한다. 그런 부분에 우리의 한글은 최고의 소통 도구이며 언어로서 대한민국이 주체가 된다는 강력한 힘이기도 하다. 옛날 우리 국민의 힘이 중국어와 일본어에 빼앗겨 자주성마저 상실해가는 것은 슬픈 일이었다.
일본강점기 선열들께서 목숨 걸고 지켜온 한글은 오직 하나 자주성과 후손들이 우리나라 말과 글을 사용하게 하는 데 뜻을 두었다. 574돌 한글날을 앞두고 그 선열들을 고마워하면서 바른 우리말 사용과 자주성 회복을 위해 50년 이상을 투쟁하여 오신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 이대로 회장(73)을 만났다.
주시경 선생님 동상 앞에서 이대로 회장
이대로 회장은 1962년 예산농고에 들어갔을 때 정부가 미국 군정 때부터 한글로만 만들었던 교과서를 1964년부터 일제강점기처럼 일본 한자말을 한자로 적겠다고 발표하니 "거름주기"란 말은 "施肥하기"식으로 어려운 일본 한자말로 바뀌는 것을 보고 국어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6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난 이대로 회장은 농고를 졸업하고 부모님 모시고 농사를 짓기로 했기에 수업시간 외에 도서관에 가서 농업전문 서적을 읽고 많은 농업지식을 얻으려고 책을 열람해보니 일본 말글로 된 책이었다. 신문도 어려운 일본 한자말로 된 한자혼용이었다.
그래서 젊은이가 스스로 책을 읽고 지식을 얻으려고 해도 우리 말글로 된 책이 없고, 교과서도 쉬운 우리말이 아닌 어려운 일본 한자말을 한자로 적겠다고 하는 것을 보고 정책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가 국어독립운동을 하기로 다짐한다.
그러나 대학입시에서 떨어지고 실의에 빠졌을 때 한글학자 김윤경 교수가 한 신문에 쓴 "잘못된 국어정책"이라는 글을 썼는데 이대로 회장 생각과 똑같아서 그 분께 대학에 들어가 한글운동을 하고 싶다고 편지를 썼더니 그 뜻을 포기하지 말라고 용기를 주어서 대학에 입하하여 국어운동대학생회를 만들어 54년 째 우리 말글운동을 하고 있다.
조선어학회 한말한글탑 앞에서 이대로 회장
50여 년 동안 공문서와 교과서 한글로 쓰기, 신문 한글로 만들기, 한글날을 국경일로 만들고 공휴일로 되돌리기, 일본 한자말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기, 한글로 이름 짓기, 한글박물관 짓게하기, 조선어학회 한말글수호탑과 주시경 헐버트 기면 조형물 세우기등 이룬 업적이 많다. 그러나 아직 세종대왕 나신 곳을 찾아 국민교육장으로 만드는 일과 한글이 태어난 경복궁의 문인 광화문에 한글 현판을 달게 하는 일은 이루지 못해서 요즘 그 일에 힘쓰고 있다.
이대로 회장은 "한글은 세계 으뜸 글자로서 자주 문화를 꽃피울 문화 창조 도구이며, 세계에서 가장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줄 빼어난 생활 언어이다. 한글을 잘 이용할 때에 한글이 빛나고 한글이 빛나면 우리 겨레와 나라가 빛난다." 고 강조했다. 일제강점기 때까지는 중국어와 일본어가 우리나라의 문화와 민족성을 왜곡했다면 지금은 미국말인 영어가 곳곳에서 우리 말글을 못살게 구는데 정부가 오히려 부채질을 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제라도 선열들이 목숨걸고 지켜온 나라와 우리말이 제대로 이어져 남녀노소 빈부격차를 떠나 누구나 우리말을 읽으면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사회변화가 시급하다고 하시며 모든 국민이 한글사랑과 바른 나라사랑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으로 이대로 회장이 이어온 바른 한글사랑이 계속 이어져 국가의 기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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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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