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한글인터넷주소추진운동을 한 뒷 이야기

한글빛 2006. 1. 9. 22:54
  처음으로

한글인터넷주소: "한추회"














 
한글인터넷주소 추진 총연합회 관련 공지사항 및 언론보도 내용을 알려드립니다.


    제 목 : 한추회 업무에 손을 떼면서 드리는 말씀
이름   이대로 번호   85
게시일자   2003-12-28 11:07:53 조회   720

한추회 업무에 손을 떼면서

2003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해가 바뀔 때면 언제나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아쉬움을 느끼며 새해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2001년 이 만 때 한글인터넷주소 추진운동을 하기로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2003년을 보내면서 한추회 일에 손을 떼기로 하고 지난 2년 한추회 활동을 되돌아보니 갖가지 일들이 머리를 스쳐갑니다.

저는 60년 대 대학국어운동학생회를 만들고 한글사랑운동을 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한글이 나라글자로 자리잡고 겨레와 나라가 빛나는 데 크게 이바지 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뛰어왔습니다. 그런 가운데 2년 전 한글인터넷주소추진총연합회를 만들고 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시대를 맞이해 한글로도 인터넷통신을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도 미국의 영어가 아니면 인터넷시대에 살 수 없다면서 영어를 지나치게 떠받드는 풍조가 일어나 우리말과 한글이 더욱 힘들게 되었습니다. 이런 때에 인터넷주소 창에 영어가 아닌 한글로 주소를 써도 쉽게 자기가 가고 싶은 누리집(홈페이지)을 찾아갈 수 있는 길이 열렸으나 많은 국민들이 알지 못하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한글인터넷주소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즐겨 쓰게 하는 건 한글과 인터넷통신, 국민과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보고 한글인터넷주소추진 운동을 하게 된 겁니다. 처음 이 일을 하려 할 때 국어운동 동지 가운데도 "기업이 하는 일을 돕는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반대했으나 한글사랑은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 많이 쓰는 게 으뜸이라는 원칙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보았기에 내 고집대로 손을 댔습니다.

그리고 지난 두 해 동안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이 있었지만 참고 국민들에게 한글인터넷주소를 알리고 편히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에 몸과 마음을 바쳤습니다. 이제 한글인터넷주소가 많이 알려졌기에 국어운동 차원에서 제가 할 일은 다 했다고 보고 한추회를 떠납니다. 실제론 지난 10월 한글날을 앞두고 마땅치 않은 일이 있어 한추회 사무실에 나가지 않았으나 연초부터 여러 사람에게 연말까지 일하겠다는 말을 했고 마음먹었었기에 해를 넘기기 앞서 제 뜻을 알립니다.

시민운동단체가 국어운동 눈높이에선 할 일을 다했습니다. 이제 한글인터넷주소를 좋아하는 국민들이 마음놓고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업과 정부가 제 할 일을 찾아 잘 하기 바랍니다. 앞으로 한글인터넷주소가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고 굳게 뿌리내리기 위해 기업과 정부가 할 일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끝으로 지난 2년을 되돌아보며 아쉬웠던 일과 부탁말씀을 적어봅니다.

먼저 한글인터넷주소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 한글인터넷주소를 좋게 보고 많이 등록해서 회사에 도움을 주신 분들의 불만과 어려움을 풀어주지 못함이 아쉽고 미안합니다. 제 능력과 하는 일 밖이라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회사가 풀어주어야 할 일이라 회사에 싫은 소리를 많이 했고 잘 되길 바랐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서운하고 아쉽습니다.

다음 이 사업을 하는 넷피아 임원진에 한 말씀드립니다. 한글로 인터넷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여러분에게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글단체가 한글인터넷주소 알리기 운동을 했고 여러분을 우리말 지킴이로 뽑아 그 고마움을 나타내었습니다. 앞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여러분을 도와 준 한글단체의 정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고객의 사랑과 믿음 속에 회사가 번창하길 바랍니다. 고객(등록자)이 왕임을 잊지 말고 등록자와 이용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이들이 마음놓고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정부와 국민 여러분께 부탁합니다. 한글과 우리말이 잘 되면 우리 겨레와 나라가 잘 됩니다. 저는 한글인터넷주소가 굳게 자리잡는 것은 우리말이 잘되는 일이며 이 일은 한 기업이 할 일이 아니고 정부와 국민이 힘을 모아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국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과 제도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눈길을 주지 않고 오히려 가로막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정부에 싫은 소리를 많이 했습니다. 이제 정부는 알아서 잘 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2년 동안 제가 추진하는 일을 도와주고 따라주신 한추회 임원 여러분과 넷피아 직원 여러분께 직접 고마운 인사드리지 않고 떠나게 됨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한글이 잘 되어야 겨레와 나라가 잘 된다는 마음에서 이 일에 협조한 여러분의 아름다운 마음은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이용자 처지에서 이 일을 지켜보고 잘 되길 바랄 것입니다.

2003. 12. 28 이 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