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공정? 한국 정부와 기업이 자초한 일”
한글단체, 이미 표준 작업 건의...“정부와 기업이 응하지 않았다”
윤지연 기자 2010.10.13 10:27
중국이 조선어 입력 표준을 만들겠다고 발표하면서 연일 인터넷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네티즌들은 ‘한글공정’이라 부르며 서명운동도 나섰다. 한글을 중국에게 빼앗길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추진 중인 한글 표준 작업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등에 입력 표준을 만드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중국이 한국보다 먼저 한글 표준을 만들어 국제 표준화 할 경우, 한글의 주도권을 빼앗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한글 표준 만들기에 착수한 단체는 ‘중국조선어정보학회’로 대다수가 조선족 출신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중국이 나서서 한글 표준을 만드는 데는 한국 기업과 정부의 실책이 한 몫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는 “표준을 만들자고 정부와 기업에 오랫동안 건의했지만 응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13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이번 사건은 정부와 기업이 한글을 우습게 본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제의 본질은, 우리 컴퓨터 자판의 표준은 한글의 장점과 특징을 살리지 못했으며, 손전화가 나온 지 오래 됐는데 아직 표준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정부와 기업에 표준을 만들자는 건의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현재 ‘한글공정’이라는 네티즌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 “감정이 앞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차 정부와 기업에 건의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중국 동포들이 직접 나서게 됐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중국 동포들도 (표준을)만들자고 했지만, 소통이 안 돼, 동포들이 우리라도 만들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한글 표준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행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중국이 주도해 국제 표준으로 하거나, 특허를 낸다면 한글 종주국으로서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와 기업이 반성하고 표준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이 만든 조선어 입력 표준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인증하는 국제표준을 추진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특히 국제표준은 강제성을 가지기 때문에 한국에서 한글을 입력할 때 중국의 표준을 따라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하지만 국제표준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한글을 사용하는 나라들의 협의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의 일방적인 한글 국제 표준 추진은 불투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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