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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문화 개선 어떻게 할 것인가

한글빛 2014. 3. 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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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겨레말이 살아야 겨레가 살고나라말이 빛나야 나라가 빛난다 / 이대로

등록 : 2014.03.13 19:02 수정 : 2014.03.13 19:02

이대로 언어문화개선범국민 연합공동대표

일찍이 나라가 기울던 대한제국 때 주시경 선생은 “나라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른다”는 생각으로 우리 말글을 지키고 빛내려고 애썼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1910년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다. 그러나 그는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뒤에도 그 꿈을 접지 않고 우리말은 ‘한말’, 우리 글자는 ‘한글’이란 새 이름을 지어 부르며 더 열심히 우리 말글을 가르치고 알리려고 한글책 보따리를 들고 여러 학교를 바쁘게 다녀서 ‘주보따리’란 별명까지 들었다.

 

그때 주시경은 왜 그토록 우리 말글을 살리려고 했을까? 바로 우리 겨레 말글이 겨레 얼이고 겨레 힘의 밑바탕이며 튼튼한 나라로 키워줄 뿌리라고 생각해서다. 배우고 쓰기 힘든 중국 한문을 공식 언어로 섬기고, 우리 말글은 비공식 언어로 푸대접하는 언어생활로는 자주문화가 꽃필 수 없고 나라가 망한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우리 말글을 살려서 힘센 나라를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언어문화를 개선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1914년 39살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다.

 

그러나 그가 가르친 제자들이 일본 식민지 때도 조선어학회를 다시 만들고 한글날을 제정하고, 우리 한말글(우리 한말과 한글)을 갈고닦아 광복 뒤에 우리 한말글로 교과서도 만들어 교육을 하고 공문서도 써서 온 국민이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국민 수준이 빨리 높아졌고 그 바탕에서 민주주의와 경제가 발전했다. 그리고 우리 자주문화가 꽃펴서 ‘한류’라는 이름으로 나라밖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가만히 앉아서 된 일이 아니다.

 

광복 뒤에는 우리 한말글을 알리고 쓰게 하는 데 힘쓰며 일본말 찌꺼기를 쓸어내는 국어정화운동을 했고 1970년대에는 국어순화운동도 했으며, 오늘날 국어기본법도 만들고 한글날을 국경일로 정해서 우리 한말글이 일어날 기초를 튼튼하게 했다. 이제 누구나 글을 쓰고 책을 내는 나라가 되어 책방에는 한말글로 된 책이 산더미처럼 쌓였고 신문도 한말글로 만들고 있다. 이렇게 되는 데는 배우고 쓰기 쉬운 한글이란 세계 으뜸 글자가 있었고, 그 글자를 살리고 빛내려고 애쓴 분들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수천 년 얽매인 한문으로부터 우리말이 독립하려는데 영어 식민지가 되겠다고 스스로 나서고 있다. 1990년대 김영삼 정권이 영어 조기교육을 부르짖고, 김대중 정권 때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이들까지 날뛰더니 거리엔 한말글 간판은 사라지고 영어 간판이 자꾸 늘어났다. 거기다가 회사 이름과 상품 이름은 말할 것이 없고 정부 기구 직제까지 영어로 바꾸고 있다. 1500년 전에 신라가 중국 당나라의 문화와 한문을 섬기면서 나라 이름과 땅 이름, 관직 직제까지 중국식으로 바꾸어 오늘날까지 온 역사를 되풀이하고 있다.

 

왜정 때 일본인들이 강제로 일본식 창씨개명 하게 한 것을 탓하면서 오늘날 스스로 미국식 창씨개명을 하고 있으니 부끄럽다. 국문과 교수도 영어 성적으로 뽑고, 모든 학과 교육도 영어로만 한다고 떠드니 이러다가 만주족처럼 우리 겨레말과 겨레까지 사라질까 걱정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이렇게 우리말을 우습게 여기는 풍조가 일어나 정치인들은 막말, 학생들은 욕설과 악성 댓글을 지나치게 많이 쓰니 말글살이가 더 어지러워 사회문제가 되어서 정부와 국민이 한마음으로 언어문화개선 운동에 나서니 반갑다.

 

우리말은 우리 한겨레의 얼이고 뿌리다. 우리말이 살아야 겨레가 살고, 우리말이 빛날 때 우리나라도 빛난다. 이참에 우리 다 함께 뿌리 깊은 언어사대주의를 쓸어내고 우리 한말글을 더욱 사랑하고 빛내어 자주문화강국을 만들자. 그리고 후손에게 물려주고 인류문화 발전에도 이바지하자.

이대로 언어문화개선범국민 연합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