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된 광화문 현판을 다시 제작한다는 정부의 방침이 정해지면서 이참에 현판 글씨도 바꿔야 할지를 놓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문화재청은 현재의 글씨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다양한 의견 들어봤습니다.
김정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터뷰:정성호, 서울 송파구]
"예전에 되어있던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그래서 한자를 쓰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인터뷰:정원주, 서울 서대문구]
"여기가 서울의 중심부잖아요. 한글로 하면 외국 사람들도 와서 더 쉽게 한글을 이해할수 있고, 한글로 하면 더 낫지 않을까요?"
광화문 현판을 다시 만들면서 글씨도 바꿔야 하나? 아니면 그대로 둬야 하나?
광화문 현판 글씨에 대한 논란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현재 광화문 현판 글씨는 고종 때 광화문 중건 책임자 임태영이 쓴 글씨로 일본 강점기 때 찍은 유리원판 사진에서 복원한 겁니다.
그러나 워낙 멀리서 찍은 사진을 디지털로 복원했기 때문에 복원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인터뷰:이동국,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큐레이터]
"문제의 근본은 원판 자체가 워낙 멀리서 찍은 사진이라서 100% 완전히 복원이 안 되고 약 70% 정도밖에 안 된다는데 있습니다. 완벽한 복원이 됐다면 전혀 논란의 여지가 없겠죠."
어차피 완벽한 복원이 불가능하다면 원점에서 다시 머리를 모아보자는 겁니다.
중견 서예가들은 대체로, 현재 최고 서예가들의 글씨로 다시 써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뷰:권창륜, 서예가]
"지금 현재 서단의 명망있는 실력가들이 있어요. 10명 이내로 선정을 해서 그 분들에게 쓰게 하는 거예요. 그래서 옛날에 왕비 간택하듯이..."
한석봉이나 퇴계 이황, 추사 김정희 등 조선시대 최고 서예가의 글씨 가운데 필요한 글자만 뽑아서, 즉 집자를 해서 만들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표 궁궐의 얼굴인 만큼 조선시대 사대문 5대궁에 있는 대표적 현판 글씨체를 따라가야 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번 기회에 아예 한글로 써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한글 관련 단체는 경복궁이 한글의 산실이므로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현판은 한글로 쓰는 게 맞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광화문 자체도 이 시대 자재로 이 시대 사람이 지은 문화건물 문화재입니다. 이 시대에 쓰는 글자로 우리 한글로 시대정신을 담고, 그 안에서(경복궁에서) 한글이 태어났다는..."
한글로 쓴다면 이런 취지에 맞게 '훈민정음'에서 따다 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의견입니다.
여러 논란 속에서 문화재청은 '복원'이라는 큰 대의를 잊지 말아 달라며 현재의 글씨체를 유지할 것이란 방침을 내비쳤습니다.
[인터뷰:김원기, 문화재청 궁능문화재과장]
"광화문을 비롯한 경복궁 복원의 기본 원칙은 원형 복원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고종 중건 당시로 하는 것이 맞기 때문에 현판도 고종 중건 당시의 현판으로 가야된다는 것이..."
균열 현판의 재제작 방침과 맞물려 광화문 현판 글씨 논란이 다시 불붙은 가운데 다음 주 중 1차 현판제작위원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YTN 김정아[ja-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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